아무도 몰랐던 자동차 컬러 이야기부터 컬러 트렌드 A to Z
※출처 : 카카오매거진
아무도 몰랐던 자동차 컬러 이야기부터 컬러 트렌드 A to Z
'호모 CAR피엔스'는 자동차와 관련된 정보들 중 평소 접하기 어려웠거나, 궁금했는데 알 길이 없었던 이색적인 주제 및 소재를 중심으로 각 전문가에게 직접 답을 들어보는 고품격 자동차 전문정보 콘텐츠입니다.
색채는 훨씬 더 설명적이다. 시각에 대한 자극 때문이다. 어떤 조화는 평화롭고, 어떤 것은 위로를 주며, 또 어떤 것은 대담하여 흥분을 일으킨다.
-폴 고갱(Paul Gauguin)
컬러는 우리 눈에 가장 먼저 인식되는 자극입니다. 가장 먼저 인식된다는 건 내 입이 탄성을 지르기도 전에 이미 지각된다는 말인데요. 그러니까 컬러는 미처 어떤 생각을 하기도 전에, 우리를 매료시키는 마법 같은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굳이 컬러가 가진 복잡성을 일일이 따지지 않더라도, 컬러는 우리 삶 군데군데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아마 태양이 생겨난 순간부터 컬러의 역사도 함께 시작됐으니, 그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겠죠.
컬러는 소비자의 구매욕을 이끄는 첫 번째 접점임에 틀림없습니다. 보다 컬러에 민감한 세대가 소비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높아짐에 따라, 최근 국내 자동차 업계에도 제법 과감한 컬러들이 경쟁적으로 등장하고 있는데요.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고 싶은 젊은 세대를 위한 컬러라니, 그렇다면 과거에는 이런 개성 넘치는 자동차 컬러 경쟁이 없었을까요?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자동차 컬러에 대한 고민은 자동차의 역사만큼이나,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중요했는데요. 1900년대부터 1950년대까지 반세기 동안은 블랙 컬러를 중심으로 어두운 계열이 도장됐다면, 1950년대 들어 소비 경제가 활성화됨에 따라 크고 화려한 차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소비 패턴도 다양화되면서 그레이, 베이지, 블랙 등 내추럴 컬러가 주를 이뤘습니다.
1960년대는 히피, 팝아트, 미니멀리즘 등 여러 예술 사조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원색과 밝은 색채가 대담하게 사용됐습니다. 특히 원색은 큰 시스템의 변화 없이 단기간에 기업 이미지를 개선할 수 있는 컬러 전략으로 활용됐으며, 밝은 계열의 파스텔 컬러가 60년대 후반부터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1970년대 경제 불황 이후 검소한 생활을 지향하면서 모스 그린, 브라운과 같은 내추럴 컬러들이 유행했는데요.
1980년대 이후 포스트모더니즘 경향을 띠면서 무채색과 내추럴 컬러가 주로 사용됐습니다. 특히 선명도에 중점을 둔 안료 기술이 발달됨에 따라 다양한 컬러에 표현력이 향상됐는데요. 안료가 첨부되지 않은 순수 페인트인 솔리드(Solid)부터, 알루미늄 등을 섞어 반짝임을 주는 메탈릭(Metallic), 깊이감과 선명도를 극대화하는 펄 마이카(Pearl Mica) 등이 개발되어 현재의 컬러 기술에 밑거름이 됐습니다.
이후 친환경 소재를 응용한 컬러 연구, 도료 기술의 발전, 새로운 안료 개발 등 기술 중심의 컬러 디자인 및 연구가 활발해졌습니다.
퍽 대담하고 과감한 컬러들이 경쟁하고 있는 이때, 자동차 컬러 전문 디자이너에게 컬러는 어떤 의미일까요?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자동차 컬러에 대한 궁금증 몇 가지를, 사시사철 컬러만을 고민하는 전문가에게 직접 물어봤습니다.
자동차에 어떤 새 옷을 입히면 좋을까, 늘 고민하고 있는 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 디자인센터 칼라팀 디자이너 박병준 책임연구원, 그리고 이설희 연구원과 함께 나눈 컬러 이야기, 그럼 함께 보실까요? 참고로 박병준 연구원은 스팅어의 컬러를, 이설희 연구원은 스토닉의 컬러를 담당했습니다.
Q. 컬러 디자이너의 업무에 대해.
박병준 연구원 : 자동차에 보여지는 외장, 내장, 소재, 시트 재질까지 모든 컬러와 표면 처리를 담당한다고 보면 됩니다. 보통 외장 컬러만 컬러 디자이너의 역할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하는 일의 비중은 내장이나 소재 쪽 일이 훨씬 더 많습니다.
Q. 컬러 디자인 업무를 시작하게 된 동기와 매력.
이설희 연구원 : 대학교 때 제품 디자인을 공부하면서 촉감에 대한 흥미를 느끼게 됐는데요. 그러던 중 이런 디자인 업무를 총망라하는 게 어떤 것이 있을까 생각해보니, 자동차가 떠오더라고요. 인테리어부터 익스테리어까지, 핸디한 부품들이기 때문에 그런 쪽에서 흥미를 느껴서 이 업무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업무를 하다 보니 제가 주도적으로 색깔을 결정할 수 있는 부분들이 퍽 매력적인 직업인 것 같아요.
박병준 연구원 : 저는 옛날사람이라∙∙∙. (웃음) 당시에는 이 직업에 대한 정보가 많이 없었어요. 여기에 들어오면서 컬러 디자인 업무를 알게 됐고, 일을 하다 보니 소비자와 가장 접점에 있는 일이라는 게 참 매력적이더라고요. 그들이 선호하는 취향을 예측해서 제안했을 때 '이런 걸 원했던 게 맞았구나' 또는 '또 어떤 점들이 달랐을까' 하는 반응들을 생각하고 고민하는 점들이 좋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컬러 디자이너는 최신 트렌드를 계속해서 공부하고 창의적인 활동을 다른 직종에 비해서 많이 하기 때문에 디자이너로서의 좋은 장점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Q. 영감의 근원이 있다면.
이설희 연구원 : 최신 트렌드를 조사하면서 찾는 게 제일 많은 것 같아요. 근래 어떤 컬러들이 유행을 하는지에 대해 살피고, 주로 모터쇼 자료나 제가 보지 못했던 차라던지 튜닝한 차들을 많이 보고 있죠.
Q. 컬러 디자이너로서 뿌듯했던 점.
이설희 연구원 : 뭐니뭐니해도 자동차 컬러 디자이너라면, 제가 개발에 참여했던 차가 도로를 달리고 있는 모습인 것 같아요. 그러니까, 제가 만든 컬러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아 주변에서 발견될 때. 요즘에 느끼는 건데, SNS상에서 해시태그(#) 검색도 해보는데요. '#내가샀다', '#스토닉생애첫차', '#옐로우', 이런 식의 문구들을 만나면 조금씩 뿌듯하죠.
박병준 연구원 : 전 주로 반응을 많이 살피는데요. 가령, 기자분들이 어떻게 컬러에 대해서 말하는지 대한 것들. 가끔 가혹한 이야기도 듣는데, '아, 이런 부분은 이렇게 받아들일 수도 있구나' 하는 그런 피드백을 통해 계속 배워나가는 것 같아요.
Q. 과거부터 현재, 자동차 컬러 시장 변화에 대해.
박병준 연구원 : 과거라고 해서 화려한 색이 없었던 건 아니에요. 오히려 더 화려했고요. 컬러 디자인 관련해서는 기술적인 면에서 진보가 많았던 것 같습니다. 같은 레드 컬러라고 해도 솔리드 컬러라고 해서 단색이었다면, 이제 펄도 들어가고 메탈릭, 마이카 등 여러 가지가 들어가면서 (그냥 봤을 때 구분이 어렵지만) 색의 깊이감이 크게 달라졌어요. Z세대 보고서 연구 같은 것을 보면, 약간 감당하기 힘든 원색들을 많이 쓰더라고요. 사실 그렇게 화려한 색은 딱 80년대 트렌드가 그랬거든요. 조금 더 멀리 가면 파스텔톤, 미래 공상과학영화를 흥미롭게 풀어낸 영화들을 보면 파스텔톤을 많이 써요. 그런데 그건 60년대 문화의 컬러거든요. 컬러의 유행에 대해 뭐라 정의하긴 어렵지만 확실한 건 컬러 트렌드 변화가 빠르다는 거, 예측하기가 쉽지 않아졌죠.
Q. 개발 과정 중 다루기 어려운 컬러가 있다면.
이설희 연구원 : 저는 무채색. 화이트 컬러도 너무 누르스름해도 안되고, 그레이나 실버 컬러도 너무 올드해보여도 안되고, 블랙 컬러는 블랙대로 어두운 데 어떻게 굴곡을 살려줄 수 있는지 그런 입자들을 찾을 것인가, 라는 부분이 가장 고민스러웠던 것 같아요.
박병준 연구원 : 사실 컬러 디자인이 어려운 게 가령, 이 컬러를 쓰고 싶다고 해도 공장의 상황들이 맞아야 하는데요. 이 컬러를 수용할 수 있는 설비가 되어있는지, 그리고 다른 차종들과 간섭 문제도 조금 있고요. 그리고 자동차 차체와 범퍼가 소재가 다르거든요. 철판과 플라스틱, 그러니까 서로 다른 타입을 동일한 컬러로 도포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색이 달라 보일 수밖에 없어요. 소비자들이 봤을 때 '어, 범퍼 색깔이 좀 달라 보인다' 하는 게 맞는 표현인 게, 완전히 동일한 컬러는 아니에요. 가장 어려운 건 화이트 컬러죠. 차체 쪽은 처음 도장했을 때는 약간 누르스름한 색으로 있다가 약 한달 정도 지나면 원래의 색으로 돌아오거든요. 공장에서 출고했을 때 범퍼 쪽하고 비교해서 보면 확연하게 차이가 나요. 그래서 화이트 컬러 차량들은 소비자에게 인도하기 전 어느 정도 건조 기간을 따로 조율하고 있죠.
Q. 자동차 컬러가 외부 환경에 의해 손상되는 시점이 있나.
박병준 연구원 : 일반적으로 차량을 타는 기간은 충분히 유지해요. 실제 차량을 타는 동안 컬러가 많이 변했다고 체감하기에는 어려울 거에요. 상당히 미세한 차이고. 관련해서 테스트를 굉장히 많이 하거든요. 내광성이라고 해서 햇빛 노출 정도에 따라 얼마나 색이 변하는 지 등 가혹한 조건에서 통과된 컬러만이 실제 양산된다고 보면 됩니다.
Q. 테스트 측면에서 이색적인 방법이 있다면.
박병준 연구원 : 저는 기억나는 게 내화학성이라고 해서 화장품 같은 걸 손에 바르고 스위치를 만졌을 때 이 스위치가 도장이나 도금 같은 게 벗겨지지 않고 견딜 수 있는가. 그런 시험들이 흥미로웠고요. 워낙 각 지역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글로벌로 판매되는 차들은 경우의 수가 워낙 많기 때문에 최악의 조건으로 테스트를 하거든요.
이설희 연구원 : 내구성 테스트는 다양하죠. 실로 당겨보고 시트 같은 경우에도 얼마나 늘어나서 견딜 수 있나를 알아보고. (실험실에서 스포이드 활용) 또 까만 시트 같은 경우에는 흰 우유, 밝은 계통 시트에는 콜라, 커피 같은 것들을 쏟아보는 거죠. 건조했을 때 얼마나 자국이 남는지, 흡수하는지, 컬러는 또 얼마나 변하는지를 알아보죠. 페인트 같은 경우에는 직사광선이나 자외선을 1년치를 한 번에 줘서 얼마나 색깔이 안 변하는지 확인하기도 하고요.
Q. 스팅어의 하이크로마 레드 컬러, 그리고 스토닉의 모스트 옐로우 컬러에 대해.
박병준 연구원 : 일반적인 차량들이 베이스가 한 번 들어가는데, 스팅어의 하이크로마 레드 컬러는 베이스가 두 번 들어가거든요. 첫 번째 들어가는 베이스는 색상보다는 펄 입자가 많아요. 두 번째는 순색의 레드 컬러가 들어가는 건데, 자동차 공정 상에서 그걸 맞추는 게 굉장히 어려운 거죠. 공정 상에서 베이스가 두 번 들어가면, 차량 안쪽을 도장할 수가 없어요. 스팅어의 하이크로마 레드 컬러는 외장과 내장 컬러와 품질을 동일하게 맞춰서 출시했거든요.
이설희 연구원 : 이번 스토닉의 모스트 옐로우 컬러 같은 경우는, 차량이 소형이다 보니 아기자기하고 빵빵하게 보이게 하기 위해서 베이스 옐로우 컬러가 펄이 들어가는 상도 옐로우 등으로 공정 과정을 진행했습니다.
박병준 연구원 : 옐로우 컬러가 사실 진짜 어려워요. 옐로우 컬러하면 사람들이 연상하는 이미지가 있거든요. 어린이집 통학 차량이라던지 어떻게 하면 그런 느낌을 피할 수 있을까, 또 자칫하면 탁해 보일 수도 있는 색이다 보니 많이 힘들죠. 그렇게 따지면, 스토닉의 옐로우 컬러는 굉장히 유니크하게 잘 만들어진 컬러라고 할 수 있습니다.
Q. 다양한 컬러 네이밍, 어떻게 만들어지나.
이설희 연구원 : 신차가 출시되면 강하게 입혀질 수 있는 유니크 컬러들에 한해 이름을 짓게 되는데요. 주로 트렌드 조사 중에 좋았던 키워드를 제시하기도 하고, 그렇게 모인 네이밍들을 팀 내에서 투표하거든요. 가령, 스토닉 같은 경우 샤이니 옐로우 등 여러 개가 있었어요. 최종에서 양산이 결정되면 네이밍이 정해져요.
박병준 연구원 : 예전엔 어떤 테마를 잡아서 네이밍을 짓기도 했죠. 가령, 쏘울 같은 경우는 음식을 테마로 해서 이름을 짓다 보니, 바닐라 쉐이크, 칵테일오렌지, 토마토레드, 머스타드 컬러 등이 있었고요. 카니발 같은 경우는 차량이 크다 보니, 태양계에 빗대서 비너스 골드 등이 있었습니다.
Q. 특별한 컬러나 신선했던 컬러가 있다면.
박병준 연구원 : 각 브랜드별로 역사가 있는 컬러들이 있는 것 같아요. 벤츠는 예전부터 실버 애로우라고 실버 컬러가 유명했었고. 브랜드별로 페라리하면 레드, 람보르기니 옐로우, 재규어하면 그린 컬러가 떠오르듯이 사람들이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컬러 이미지가 있어요. 그런 컬러 이미지를 다른 데서 흉내 내도 그 브랜드 느낌이 안 나거든요.
이설희 연구원 : 언제부터인가 그린 계열 컬러들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폭스바겐 시로코, 자기가 생긴 형상에 참 잘 맞게 컬러가 개발됐던 것 같다는 생각을 했었어요.
Q. 컬러 개발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이설희 연구원 : 스토닉 외관 컬러 평가 품평할 때 십여 가지 중에서 한 두 컬러만 선정됐을 때. 제가 만든 친구들이니까 다 예뻐보이는데. 아, 이건 될 것 같았는데 안 돼서 아쉬웠어요. 오렌지를 바디 컬러로 추천했었는데,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조정이 됐죠.
박병준 연구원 : 꿈보다 해몽이 좋을 때. 기자분들 피드백이나 리뷰를 보면 되게 거창하게 생각하고 의도가 이런 것 같다, 저는 약간 깜짝 놀라면서 그렇게까지 생각 안 했었는데. (웃음) 물론 좋은 쪽으로 봐주실 때죠. 아, 이렇게도 생각할 수도 있구나.
Q. 같은 값에 이 색을 사면 더 이득이다.
박병준 연구원 : 스팅어의 경우로 따지면, 스노우 화이트 펄과 하이크로마 레드를 사는 게 제일 이득인데요. 베이스가 두 번 들어가는 게 여러 가지, 공정 비용이 더 들어가기 때문에 더 비싸죠. 사실 유색 계통일수록 색상값이 더 비싸다고 봐야 합니다. 단순히 페인트값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그런 과정을 위한 유지비가 더 들어가기 때문이죠.
Q. 직업병 같은 게 있다면.
이설희 연구원 : 많죠. 지나가는 차를 보면 쟤는 저런 걸 했네, 저런 걸 안했네, 같은 생각들. 택시 같은 걸 타면 꼭꼭 눌러봐요.
박병준 연구원 : 저도 마찬가지로 차를 타면 무조건 눌러봐요. 만져보고, 의식하기 전부터 만지고 있어요. (웃음) 그냥 눈으로 봤을 때는 어떤 소재인지, 내부에 뭐가 들어있는지 모르니 촉감을 느껴봐야 알 수가 있죠. 그리고 옷을 튀게 입은 분들을 유심히 보려고 해요. 어떤 생각으로 입었을까, 어떤 의도가 있는 거잖아요. 그런 분들을 보고 생각을 좀 많이 하죠.
이설희 연구원 : 그런 분들이 차를 타고 지나가면 최고죠. 차에서 내리거나. (웃음)
Q. 향후 인기 있을 것 같은 컬러.
박병준 연구원 : 개인적으로 그린 컬러. 색이 오묘하게 섞인 그린 컬러 계통이 언제일지는 모르겠지만. (웃음) 조금씩 트렌드가 되고 있는 것 같아요. 모터쇼에 전시된 콘셉트카들은 순수하게 디자이너들의 의견이 반영이 된 거거든요. 그래서 디자이너들의 생각을 알 수 있죠. 모터쇼에서 심심찮게 보여지는 컬러가 그린 계통, 골드가 약간 섞인 그린이라던지, 다크한 쪽. 친환경 트렌드하고도 잘 맞을 것 같아요.
이설희 연구원 : 저는 톤앤톤이 많이 포커싱 되지 않을까. 솔리드의 한 컬러가 아니라, 이 컬러가 다른 컬러와 서로 매칭됐을 때 어울리는 그런. 롤스로이스가 그런 시도를 했던 것처럼, 시트로앵이나 피아트가 그런 시도를 소형차 쪽에서 하고 있거든요. 향후 소형이나 대형이나 경계를 넘어서서 컬러 쪽에서 그런 시도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네요.
Q. 끝으로 자동차 컬러, 이렇게 봐줬으면 좋겠다.
박병준 연구원 : 저는 컬러를 고르는 데 두려워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중고차값을 (웃음) 최소 2년 이상을 탈 텐데 얼마나 자신을 잘 표현하는 선택이었는지, 과감하게 시도하는 것도 인생 살아가는 데 있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렇게 다양한 덕분에 이 도시가 활력이 넘쳤으면. 저희의 역할이 사실 그런 거거든요. 약간 경고(?)를 하자면, 다양하게 안 고르시면 더 이상 저희가 못 만들어요. (웃음) 소비자분들이 다양하게 선택을 안 해주시면 앞으로도 다채로운 컬러가 나올 수가 없죠. 마음을 조금만 열어주시길 바랍니다.
이설희 연구원 : 어렸을 때부터 다크한 외장 컬러의 차량의 탔던 경험들, 제가 구매자의 입장이 되어서 차를 고를 때도 그런 경험들을 무시하기 어려운 것 같아요. 아빠차, 하면 어떤 차, 어떤 색깔, 어떤 냄새 등이 떠오르잖아요. 근데 그런 것들이 그냥 흔하게 지나가 차처럼 느껴지거든요.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자신의 돈을 주고 구입한 아이템들에 대해서 색깔에 대한 후회를 크게 걱정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컬러 디자인과 관련된 일부 내용은 조경실 저자의 <자동차 디자인 북(길벗, 2014)>을 참고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