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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테마

[세계의 자동차] 확언컨대 로터리 엔진의 대체재는 없다, 코스모 스포츠

by 욘니 2017. 6. 18.


※ 출처 : 다음 자동차






확언컨대 로터리 엔진의 대체재는 없다, 코스모 스포츠



세계의 자동차 (30)

타는 것보다 나는 것에 가까운 느낌, 코스모 스포츠




[안민희의 드라이브 스토리] 일본 히로시마에 위치한 마쓰다는 운전 재미를 강조하는 마니아적인 성격이 강한 회사입니다. 한 때 세계에서 유일하게 ‘로터리 엔진’을 빚었고, 이를 이용해 1991년 르망 24시에서 일본차 회사의 종합 우승을 일구기도 했습니다. 오늘은 50년 전 이들이 처음으로 선보인 로터리 엔진 스포츠카 ‘코스모 스포츠’를 소개합니다.

마쓰다라는 이름은 생소할지언정 우리와도 인연이 깊다. 기아차를 위기에서 일으켜 세운 자동차 ‘봉고’가 바로 ‘마쓰다 봉고’를 들여와 만든 모델이다. 봉고를 생각하면 쉽게 떠올리기 어렵지만 마쓰다는 스포츠카 제조사로도 이름 높은 회사다.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컨버터블 ‘MX-5(미아타)’가 바로 마쓰다의 모델이다.

마쓰다는 세계에서 유일한 ‘로터리 엔진’ 전문 회사다. 로터리 엔진은 상하 운동을 하는 피스톤 대신 삼각형의 로터를 돌려 힘을 얻는다. 이론상으로는 좋지만 개발이 어렵고 친환경성이 떨어진다. 다른 이들이 로터리 엔진을 포기한 이유다. 하지만 마쓰다는 대중용 모델에는 피스톤 엔진 쓰되, 로터리 엔진 얹은 스포츠카로 50년간 자신들의 정체성을 유지해왔다.

1961년, 마쓰다는 NSU, 반켈과 로터리 엔진 관련 기술 제휴를 맺어 로터리 엔진을 들여왔다. 당시에는 미래 신기술로 여겨지던 엔진이다. 그런데 정작 엔진을 들여오니 내구성이 상당히 떨어져 개량할 부분이 엄청나게 많았다. 증언에 따르면 당시 기술진들은 거의 밤낮이 없는 삶을 살았다고. 엔진을 들여오고서도 실제 적용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린 이유다.

6년이 지난 1967년, 마쓰다는 자사의 최초 로터리 엔진 양산차 ‘코스모 스포츠’를 출시했다. 세계 최초는 아니다. 세계 최초의 로터리 엔진 양산차는 NSU가 1963년 출시한 반켈 스파이더다. 하지만 이는 보통의 엔진을 들어내고 로터리 엔진을 얹은 실험적 모델이었다. 따라서 처음부터 로터리 엔진을 얹기 위해 개발한 양산차는 마쓰다 코스모 스포츠가 처음이다.

코스모 스포츠는 고회전까지 매끄럽게 회전하는 로터리 엔진과 미래적 디자인의 조합으로 파격을 안겼다. ‘타는 것보다 나는 것에 가까운 느낌’이란 문구가 어울렸다. 길이×너비×높이는 4,140×1,595×1,165㎜다. 휠베이스는 2,200㎜. 상당히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늘씬해 보이는 모습은 디자인의 힘이다.

엔진은 로터 2개를 얹은 방식. 각 로터당 배기량은 491㏄. 총 배기량은 982㏄로 채 1L가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최고출력은 110마력을 냈다. 1년 후인 1968년에는 128마력으로 더 출력을 올렸다. 수동 4단 변속기와 맞물려 뒷바퀴를 굴렸는데, 공차중량이 940㎏에 불과해 운동 성능이 상당히 뛰어났다고.

코스모 스포츠가 등장한 시대에는 저배기량으로 높은 출력을 낼 수 있는 로터리 엔진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NSU, 시트로엥, 메르세데스 벤츠 등이 시제차 만들면서 미래를 살폈다. 하지만 대부분의 제조사들이 로터리 엔진 프로젝트를 접었다. 실효성이 낮다는 이유에서다. 따라서 마쓰다만 로터리 엔진 제조사로 남았다.

이후 마쓰다는 코스모 스포츠를 1972년까지 생산했다. 총 판매대수는 1,176대. 상당히 귀한 차로 남았다. 요즘은 자동차 경매에서 1억 4,000만~1억 6,000만 원을 훌쩍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희귀성과 역사성을 인정받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본다. 코스모 스포츠를 단종한 마쓰다는 로터리 엔진 스포츠카인 RX 시리즈로 그 뒤를 이었다.

1978년부터 2012년까지 RX-7, RX-8 등의 로터리 엔진 스포츠카를 만들던 마쓰다는 환경규제 및 경제성 때문에 2012년을 기점으로 로터리 엔진 스포츠카의 생산을 중단했다. 현재 로터리 엔진을 얹은 자동차를 만드는 회사는 단 한 곳도 없다. 현재 마쓰다는 전기 충전용 엔진으로 로터리 엔진을 시험하는 등 계속 다양한 활용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올해는 마쓰다 코스모 스포츠 출시 50주년을 맞는 해다. 때문에 2017 도쿄 모터쇼에서 로터리 엔진 스포츠카의 복귀 가능성이 유력하다. 이미 마쓰다는 2015년 도쿄 모터쇼에서 RX-비전 콘셉트를 내놓으면서 “우리가 포기하면 로터리 엔진은 완전히 사라진다. 로터리 엔진의 복귀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밝힌 바 있다.

필자는 RX-비전의 빠른 양산을 기대하고 있다. 로터리 엔진을 경험한 입장에서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엔진은 단 하나도 없다고 확언할 수 있다. 특유의 소리를 내며 매끄럽게 회전수를 올리는 그 질감이란 피스톤 엔진과 확연히 다르다.



자동차 칼럼니스트 안민희